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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책 리뷰

『달까지 가자』 감성 책리뷰 – 1부: 청춘의 풍경 위에 묻다

by new-story1 202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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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가자 리뷰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이렇게 묻는다.
“나,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그 물음은 대단한 철학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아침마다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비비며,
카드값 문자에 한숨을 내쉬며,
인터넷 뉴스 속 부동산 기사에 조용히 브라우저를 닫으며—
그렇게 아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묻는다.

장류진의 『달까지 가자』는 바로 그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질문을 품은 청춘들을 따라, 우리 사회의 민낯과
개인의 속살을 동시에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 소설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나는 ‘달’이라는 단어에 눈이 갔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달을 바라보며 꿈을 꿨다.
밤하늘에 혼자 떠 있는 저 조용한 존재가, 언젠가 우리의 손에 닿을 수 있다는 상상.
하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안다.
달은 너무 멀고, 우리는 지금 당장 내일 점심값 걱정을 하는 존재라는 걸.
그럼에도 장류진은 말한다.
“그래도 한번 가보자. 달까지.”

『달까지 가자』는 요즘 시대 청춘들의 리얼한 풍경을 그려낸다.
대기업에 입사한 인물들, 괜찮은 스펙을 가진 듯한 사람들,
명함 하나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들.
하지만 그 겉모습 이면에는 끝없는 무기력, 정체된 커리어,
경쟁의 피로감, 그리고 무엇보다 ‘이대로 살아도 되는가’에 대한 의심이 흐르고 있다.

주인공들은 그저 평범한 회사원들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아온 사람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냉혹하다.
승진은 정해진 루트를 벗어나지 않고,
성과는 숫자 위에서만 평가되며,
진심보다는 효율이 우선되는 조직 속에서
그들은 점점 더 무기력해진다.

이 소설은 그런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냉정한 시선으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리고 거기서 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어디까지 가보고 싶은가?”

 

장류진의 문장은 아주 깔끔하고 간결하다.
수사적 장식은 많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현실은 너무도 선명하다.
특히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 속에는 현대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우리는 웃으며 읽다가, 문득 웃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대사가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달까지 가자』의 인물들은 전형적인 영웅도 아니고,
대단한 사건을 겪는 주인공도 아니다.
그저 우리 옆자리에 앉아 있는 동료,
내가 알고 있는 친구, 혹은 나 자신일 수도 있다.
그 평범함이 이 소설을 더 강하게 만든다.
우리는 자꾸 그들의 선택에 집중하게 되고,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곱씹게 된다.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소설 속 인물 중 하나가 이런 말을 한다.
그 말은 위험하고 충동적이지만, 한편으론 너무도 솔직하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이 사회의 룰 안에서 노력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어떤 ‘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래서 이 소설은 질문을 던진다.
“너는 그 선을 넘을 용기가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독자에게 그대로 옮겨진다.


소설의 진행에 따라 그 질문은 점점 더 선명해지고,
독자는 그 질문에 피하지 않고 답해야 한다.

1부에서 우리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이 사회가 얼마나 견고하게, 그러나 얼마나 불합리하게 돌아가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그런 구조 안에서도
자기 방식으로 생존을 꾀하고, 때로는 저항하며,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한다.

『달까지 가자』는 단지 회사 이야기나, 청춘의 분투를 담은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그 너머에 있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살고 싶은데?”
그 물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바로 그 질문이,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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